핵심 요약
Key Findings- '친정에서만' 줄어든다는 점이 오히려 단서입니다. 마음이 식었다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줄어듭니다. 기숙사에서는 잘 되던 연락이 친정에서만 달라진다면, 먼저 살펴볼 것은 신부님의 마음이 아니라 친정이라는 환경입니다.
- 그래도 신랑님이 참기만 할 일은 아닙니다. 서운함은 정당합니다. 다만 친정에 가 있는 동안 다그치지 말고, 가기 전에 '친정 가는 날의 약속'을 함께 정해 두는 것이 방법입니다.
- 친정을 경쟁 상대로 두지 마세요. 친정과 아내의 시간을 놓고 다투는 대신, 그 자리에 사위로서 잠깐 들어가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주연도 신부님에게 신랑님의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01상담실에 들어온 질문
혼인신고를 마치고 신부님의 입국을 기다리는 신랑님에게서 이런 상담이 들어왔습니다.
"기숙사에 있을 때는 연락이 잘 됩니다. 아침저녁으로 메시지도 주고받고 영상통화도 해요. 그런데 친정만 가면 달라집니다. 메시지를 보내도 한참 뒤에야 답이 오고, 전화를 하면 귀찮아하는 게 느껴집니다. 친정에 가면 저는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저를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부님은 현재 베트남 현지 기숙사에서 지내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입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고향 집에 다녀옵니다. 결혼식은 올렸지만 함께 산 시간은 아직 없고,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것은 휴대전화 하나뿐인 시기입니다.
"친정만 가면 연락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입국 대기 기간 상담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이 사례를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정리해 공유합니다.
02서운한 것이 당연합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신랑님이 서운하신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아예 연락이 없는 사람이라면 "원래 그런 성격인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숙사에서는 잘 되던 연락이 친정에만 가면 끊기니, 비교가 되어서 더 서운합니다. "가족들 앞에서는 내가 뒷전인가", "친정에 가면 결혼한 걸 잊어버리나" 하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저희는 이런 상담에서 "그 나라 문화가 그러니 이해하세요"라는 말로 끝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말은 신랑님의 감정을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신부님의 속마음도 확인하지 않은 채 단정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친정에서 연락이 줄어든다"는 사실 하나로 신부님의 마음을 결론 내리지는 말아 주세요. 그 전에 짚어 볼 것이 있습니다.

03"친정에서만"이라는 단서
신랑님의 말씀을 다시 보면 중요한 단서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기숙사에서는 잘 되는데, 친정에서만"이라는 부분입니다.
사람 마음이 식으면 연락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줄어듭니다. 기숙사에 있을 때도, 친정에 있을 때도 똑같이 뜸해집니다. 그런데 기숙사에서는 연락이 잘 이어지다가 친정에 갔을 때만 뚝 떨어진다면, 달라진 것은 신부님의 마음보다 신부님이 놓인 환경일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 어디서든 연락이 줄어든다 | 친정에서만 연락이 줄어든다 | |
|---|---|---|
| 먼저 살펴볼 것 | 두 사람의 관계 자체 | 친정이라는 환경과 그곳에서의 하루 |
| 기숙사로 돌아온 뒤 | 여전히 뜸하다 | 다시 연락이 잘 된다 |
| 필요한 대응 | 이유 확인, 주연과 상담 | 친정 가는 날의 약속 만들기 |
신랑님의 경우는 오른쪽에 해당합니다. 기숙사에서 연락이 잘 된다는 것은, 신부님이 연락할 마음도 있고 연락할 줄도 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를 좋아하긴 하나?"가 아니라 "친정에 가면 무엇이 달라지길래 연락이 어려워질까?"입니다.
04친정에 가면 달라지는 것들
| 신랑님 눈에 보이는 모습 | 함께 살펴볼 사정 |
|---|---|
| 메시지 답이 한참 뒤에 온다 | 기숙사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혼자만의 시간이 있고 휴대전화가 늘 손에 있지만, 친정에서는 가족과 함께 움직이고 집안일을 돕느라 휴대전화를 볼 틈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
| 전화를 귀찮아하는 것 같다 | 기숙사 방에서 하는 통화와, 부모님·형제·친척이 곁에 있는 자리에서 서툰 한국어로 하는 통화는 부담이 다릅니다. 귀찮은 것이 아니라 쑥스럽고 눈치가 보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
| 통화를 빨리 끊으려 한다 | 가족이 모인 자리를 비우고 오래 통화하는 것이 가족에게 미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 친정에 가면 나는 뒷전이다 | 입국하면 부모님과 형제를 지금처럼 자주 만나기 어렵습니다. 신부님에게 지금의 친정 나들이는 '남은 시간을 채우는 일'일 수 있습니다. |
| 평소의 연락 시간이 다 무너진다 | 기숙사에서는 수업과 자습으로 하루 일과가 일정해서 연락 시간도 일정합니다. 친정에서는 그 일과 자체가 사라집니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 수 있습니다"라는 말끝입니다. 저희도 신부님의 마음을 대신 단정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정은 신부님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고, 그래서 뒤에서 말씀드릴 주연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제결혼 초기에는 사랑의 크기보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서 생기는 오해가 상당히 많습니다. 신랑님에게는 '어디에 있든 자주 연락하는 것'이 관심의 표현일 수 있지만, 신부님에게는 그 방식이 아직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아직 서로 맞춰 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신랑님 스스로도 떠올려 보실 수 있습니다. 명절에 본가에 내려가 가족들과 둘러앉아 있을 때, 휴대전화를 평소만큼 들여다보셨는지요. 그 자리에서 외국어로 영상통화를 해야 한다면 얼마나 편하게 하실 수 있을지요. 신부님의 친정 나들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05친정에 있는 동안, 이 말은 참아 주세요
그렇다고 신랑님이 참기만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혼생활에서 연락은 서로에 대한 배려이고, 서운함은 전해야 합니다. 다만 언제, 어떻게 전하느냐가 결과를 바꿉니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신부님이 친정에 가 있는 그 순간에 다그치는 것입니다. 가족들 곁에서 남편의 추궁 섞인 메시지를 받으면, 신부님은 설명할 말도 부족하고 자리도 불편해서 더 피하게 됩니다. 게다가 그 모습을 친정 가족이 함께 보게 됩니다.
| 이 말 대신 | 이렇게 |
|---|---|
| "친정만 가면 왜 연락이 안 돼?" | "친정에 가 있을 때 연락이 너무 없으면 나는 조금 걱정되고 서운해." |
| "가족이 나보다 중요해?" | "부모님하고 보내는 시간이 소중한 건 나도 알아." |
| "지금 뭐 하는데 전화를 안 받아?" | "길게 안 해도 괜찮아. 자기 전에 잠깐 얼굴만 보자." |
이 이야기는 친정에 가 있는 동안이 아니라, 돌아온 뒤 차분할 때 또는 다음에 가기 전에 꺼내 주세요. 이어 붙이면 이렇게 됩니다.
"부모님하고 보내는 시간이 소중한 건 나도 알아. 그런데 친정에 가 있을 때 연락이 너무 없으면 나는 조금 걱정되고 서운해.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친정에 가 있는 동안에도 하루에 한 번은 서로 안부를 이야기했으면 좋겠어."
추궁이 아니라 부탁이고, 상대를 탓하는 말이 아니라 내 마음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번역기를 거쳐도 뜻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짧고 쉬운 문장으로 전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06'친정 가는 날'의 약속 만들기
친정에 가 있는 동안 평소와 똑같은 연락을 기대하면 두 사람 모두 지칩니다. 대신 친정 가는 날에만 쓰는, 작고 분명한 규칙을 따로 정해 두세요.
| 시점 | 약속 예시 |
|---|---|
| 가기 전 | 언제 가서 언제 돌아오는지 미리 알려 주기 |
| 도착했을 때 | "잘 도착했어요" 한 줄 |
| 친정에 있는 동안 | 하루 한 번, 사진 한 장이나 짧은 메시지. 통화는 자기 전 5~10분이면 충분 |
| 바쁜 날 | "오늘은 가족 행사가 있어요" 한마디만 미리 |
|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 "돌아왔어요" 한 줄, 그리고 그날 저녁은 평소처럼 통화 |
그리고 신랑님 쪽에서 먼저 보내 주시면 좋은 한마디가 있습니다.
"오늘은 부모님하고 좋은 시간 보내. 자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
이 한마디는 생각보다 힘이 큽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존중해 주면서도 부부 사이의 기본적인 연락은 자연스럽게 이어 갈 수 있고, 신부님 입장에서는 '언제 연락해야 하나' 하는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약속은 신랑님이 정해서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정해야 지켜집니다. "친정에 가 있을 때는 우리 어떻게 연락하면 편할까?"를 신부님에게 먼저 물어봐 주세요.
그래서 지금은 "나를 얼마나 좋아하나?"를 시험하기보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연락하면 둘 다 편할까?"를 맞춰 가는 시기라고 생각해 주세요.

07친정과 경쟁하지 말고, 친정 안으로 들어가기
한 걸음 더 나아간 방법도 있습니다. 친정과 '아내의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대신, 신랑님이 그 자리에 잠깐 들어가는 것입니다.
- 영상통화를 할 때 "부모님 계시면 인사 한번 드릴게"라고 먼저 청해 보세요. 간단한 베트남어 인사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필요하시면 주연에서 알려 드립니다.
- 신부님이 보내 준 가족 사진, 집밥 사진에 관심을 보여 주세요. "어머니 음식 맛있어 보인다" 한마디가 다음 사진을 부릅니다.
- 친정 부모님의 안부를 먼저 물어봐 주세요.
이렇게 되면 친정에서의 연락은 신부님에게 '가족들 눈치 보며 몰래 하는 통화'가 아니라 '가족에게 남편을 자랑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연락의 부담이 줄면 연락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지금은 "친정이냐 나냐"를 시험하는 시기가 아니라, 신랑님이 그 가족의 사위로 자리를 잡아 가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신랑님이 친정과의 시간을 존중해 준 기억은, 신부님이 한국에 들어와 가족을 그리워하게 될 때 남편에 대한 신뢰로 돌아옵니다.
08주연이 신부님에게 전하는 이야기
이 상담에서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주연은 신랑님께만 이해를 구하지 않습니다. 주연에서도 필요하다면 신부님에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신부님에게 전하는 내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 신랑님에게는 연락이 중요한 애정 표현이라는 점
- 친정에 가 있는 동안에도 도착 메시지, 사진 한 장 같은 짧은 연락만 먼저 보내 주면 신랑님이 훨씬 안심한다는 점
- 친정에 가기 전에 일정을 미리 말해 주는 것만으로도 오해의 대부분이 줄어든다는 점
- 신랑님의 연락은 '간섭'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아내가 궁금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점
물론 신부님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나무라는 방식이 아니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합니다. 그리고 친정에서 연락이 어려운 신부님 쪽의 실제 사정이 있다면 그것 역시 신랑님께 전해 드립니다. 04에서 "~일 수 있습니다"로 남겨 둔 부분을 추측이 아닌 사실로 채우는 과정입니다.
국제결혼 초기에는 두 사람 사이에 언어만 통역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감정에도 통역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중개업체의 사후관리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09이런 경우에는 다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균형을 위해 이 말씀도 드려야 합니다. 모든 것을 "친정이라서 그렇다"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볼 일 | 이유를 확인해 봐야 할 일 |
|---|---|
| 친정에 있는 동안 답이 늦고 통화가 짧다 | 기숙사로 돌아온 뒤에도 연락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
| 가족 행사가 있는 날 연락이 끊긴다 | 함께 정한 '친정 가는 날'의 약속이 오랜 기간 반복해서 지켜지지 않는다 |
| 가족 앞에서 통화하기를 쑥스러워한다 | 친정에서는 영상통화를 늘 피하고, 가족에게 신랑님을 보여 주기를 계속 꺼린다 |
| 가끔 일정을 말하지 않고 다녀온다 | 친정에 머무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데 일정은 알려 주지 않고, 기숙사 복귀와 한국어 공부가 계속 미뤄진다 |
오른쪽에 해당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성격이나 환경 탓으로만 넘기지 마시고 저희에게 알려 주세요. 혼자 추측하며 불안해하시는 것보다, 저희가 현지를 통해 상황을 확인해 드리는 편이 빠르고 정확합니다.
10지금은 결론을 내릴 때가 아닙니다
친정에서 연락이 줄어드는 것을 사랑이 줄어든 것으로 바로 해석하지 마세요. 하지만 신랑님이 계속 참을 필요도 없습니다. '친정 가는 날'에 두 사람이 지킬 수 있는 작은 약속부터 만들어 보세요.
지금은 결론을 내리는 시기라기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연락 방식을 배워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신랑님도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신부님이 가족과 보내는 남은 시간을 조금 너그럽게 봐 주세요. 그 사이 신랑님의 마음은 저희가 신부님에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자료 출처
주연국제결혼 사후관리 상담 사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재구성). ※ 본 글은 실제 상담 내용을 개인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각색·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개인이나 사례를 지칭하지 않습니다.